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위원장 민경배 의원․국민의힘)는 지난 15일, 김민숙 의원(비례·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출산 장려 및 양육 지원에 관한 일부개정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회의장이 아닌 위원장실에서 표결을 강행하였고,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조례안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비민주적 폭거라는 지적이 일었다.

그렇게 호된 질책과 비판을 받았던 복지환경위원회가 또 ‘사고’를 쳤다. 오늘 오전 열린 상임위에서, 지난 1일 송활섭 의원(대덕구 2․국민의힘)을 비롯한 10여 명이 발의한 ‘대전광역시 유아교육비 지원 조례안’을 가결한 것이다. ‘대전광역시교육청 유아교육비 지원 조례안’은 지난 19일 교육위원회에서 부결된 바 있다.

이에 관한 우리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복지환경위원회는 조례안 심사 전에 어떤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는지 밝히라. 아무런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면 절차적 정당성이 무시된 ‘날치기’에 다름 아니다. 입법예고 조례안에는 9월 6일까지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나와 있는데, 이해당사자인 국공립유치원에는 관련 공문조차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공청회는커녕 정책 간담회조차 열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해명하기를 바란다.

둘째, 이번 조례안 통과는 사실상 시장의 ‘지시’를 받들거나 혹은 압박에 못 이긴 결과라는 지적에 대해 해명하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광역시교육청 유아교육비 지원 조례안’이 교육위원회에서 부결된 다음 날(20일) 주간 업무회의에서 “유아교육 무상화를 위한 제도를 조속히 마련하라”고 실·국장에게 지시하였다. 우회적으로 시의회를 압박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시장한테 혼나자 조례안 가결로 ‘반성문’을 제출한 것인가?

셋째, 이장우 시장은 후보 시절인 5월 27일 사립유치원 학부모 200여 명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2023년부터 만 3세부터 5세까지 사립유치원 학비를 전액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시장이 결심하면 아무런 공론화 과정이나 정책적 검토도 없이 곧바로 실행해도 되나?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시의회는 ‘거수기’인가, 아니면 시장의 ‘제2비서실’인가?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은 위 2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우리는 사립유치원도 유아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교육기관이므로 궁극적으로 무상교육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유․보 통합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지만) 큰 틀에서 보면, 민간 어린이집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번갯불에 콩을 볶아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몸에 이로운 ‘콩’을 먹으려면 오랜 기간 준비가 필요하고, 여럿이 힘을 합쳐야 하는 법이다.

이미 사립유치원에는 누리과정비(무상교육비) 35만원이 지급되고 있다. 표준 유아교육비를 55만원으로 계산하면, 사립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가 부담하는 교육비는 20만원 정도이다. 이를 지자체 예산으로 당장 내년부터, 그것도 만 5세에 한정하지 않고 만3~5세 전체를 무상화한다고 생각해 보라. 국공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가 몇이나 되겠는가.

지난 19일 전교조대전지부는 성명을 내어,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이 19.3%로 전국 꼴찌인 대전에서 지금 해당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므로,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제고 대책부터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아무런 입장 표명이나 대안도 없이, 밀실에서 논의해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우리는 이번 조례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어 가결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굳게 믿는다. 아무리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이 22명 중 18명(81.8%)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시의회가 민의를 무시하고 시장의 뜻을 노골적으로 앞장서 떠받드는 불상사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전시의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우리는 다음 주 월요일(26일) 오전 11시에 대전시의회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의회 본회의 부결을 요구할 예정이다. 참가 단체와 발언자 등 구체적인 기자회견 내용은 조만간 따로 공지할 것이다.

                                                        2022년 9월 2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대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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