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교육청, 의회는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제고 대책부터 세워야

지난 9월 14일, ‘대전광역시교육청 유아교육비 지원조례’가 발의되었다. 송활섭 의원(대덕구 2)이 대표 발의한 이 조례안은 9월 19일까지 입법예고에 따른 의견을 받는다. 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대전광역시 유아교육비 지원조례’도 발의된 바 있다.

발의에 참여한 의원들은 두 조례안의 제정 취지로 “유아 무상교육 실현을 위해 현재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보호자에게 일정 수준의 유아 교육비를 지원할 필요성”을 들고 있다. 무상교육이 실현된 국공립유치원과는 달리, 사립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경우 학부모 부담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이 19.3%로 전국 꼴찌인 대전에서 지금 해당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제고 대책부터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열에 여덟은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현재 여건에서, 사립유치원이나 민간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에게 유아 교육비를 지원하면 국공립유치원은 고사 위기에 내몰릴 것이다.

올해 3월 초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교육부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전국의 국공립유치원 평균 취원율은 2021년 10월을 기준으로 31%에 머무르고 있다. 세종(98.0%), 제주(57.9%), 충북(53.2%), 전남(51.7%) 등은 50%를 넘겼으나, 광역시는 대체로 취원율이 낮았고 대전은 19.3%로 전국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2018년과 비교했을 때도 대전은 3년 동안 고작 0.5% 오르는 데 그쳤다(다음 페이지 표 참조).

국공립유치원 충원율도 대전은 72%로 전국 평균(71.4%) 수준에 머물렀다. 국공립유치원 10자리 중 3자리 정도는 정원을 못 채우고 있다는 뜻이다. 일부 단설유치원과 서구, 유성구의 아파트 밀집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원 미달이다. 근본적으로는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워낙 가파른 탓이지만, 사립유치원 선호 현상 때문이기도 하다.

2022년 9월 현재, 전국적으로 ‘사립 유아교육비 지원조례’가 제정된 지자체는 5곳 정도로 알려져 있다. 관련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천, 충남이 각각 20만원, 19만3천원을 학부모에게 지원하고 있고, 전남은 8만원, 경북과 제주도는 각각 3만원, 1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국공립유치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무상교육을 사립유치원까지 확대하려면,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이 최소 50% 이상이어야 한다. 대전처럼 취원율이 고작 19.3%에 머무르고, 충원율마저 72%에 그치고 있는 현실에서 사립유치원에 (대부분 자발적으로)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에게 유아교육비를 지원할 경우 유아교육의 공공성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미 사립유치원에 교육과정 운영비 28만원, 방과후과정 운영비 7만원 등 35만원을 누리과정비(무상교육비)로 지원하고 있는데, 여기에 뭘 또 얹어주겠다는 말인가. 공사립 교육격차를 더 벌리는 일이다.

또한, 대전시의회가 지난 14일 ‘대전광역시교육청 유아교육비 지원조례안’을 입법예고 하면서 19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고 명시했으나, 이해당사자인 국공립유치원에는 공문조차 발송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밀실 행정’ 논란이 일고 있다. 사립유치원이나 민간 어린이집 등에만 알려 찬성 의견을 조직하려고 의도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현재의 교육 여건에서 사립 유아교육비 지원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국공립유치원을 고사 위기로 내몰 것이기에 반대한다. 지금은 대전시, 교육청, 의회가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및 충원율 제고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특히, 대전교육청은 학부모가 국공립유치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22년 9월 1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대전지부

 
저작권자 © 대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