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념일로 지정된 3·8민주의거가 반쪽짜리 기념사업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전시는 지난 5일 3‧8민주의거위원회 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3·8민주의거 기념관’ 기본설계에 대한 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3‧8민주의거 기념관’은 중구 선화동 367-10번지 일원에 연면적 3,000㎡내외,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총사업비 167억 원을 들여 건립할 예정이다.

건립 예정 부지는 대전시 중구에서 독립운동가 홍보관 사업 부지로 사용하기 위해 취득했다 대전시로부터 기관경고 처분까지 받았던 곳이다.

우여곡절 끝에 대전 중구의회는 3·8민주의거 기념관 건립에 찬성한다는 대전제하에 관련 공유재산 변경안을 지난 9월 의결했다.

하지만 중구에서 수년 전부터 요구했던 기념탑 이전 문제는 논의조차 되지 않자 중구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들은 '기념탑 없는 기념사업이 제대로 홍보가 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에서 출발한다.

3년 전인 지난 2019년 11월 중구의회는 기념탑을 역사적 근거지인 중구로 이전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당시 중구의회는 3·8학생민주의거와 아무 연고도 없는 서구 둔산동 둔지미 공원을 명칭 변경해 기념 공원화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억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구지역에서 불꽃처럼 솟아오른 학생운동을 기념하며 상징성 있는 기념탑의 역사성을 기리기 위해 시위 현장과 관내 대전고등학교 주변이나 충무체육관, 서대전 시민공원 주변을 지정하여 기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결의안 채택에 주도적으로 나섰던 김연수 중구의회 의장은 8일 용역 절차부터 문제 삼으며 기념탑 중구 이전을 주장했다.

김연수 의장은 "기념관 건립 지역의 주민의 대표기관도 배제하고 기념관 건립 용역보고회를 갖고 마친 것은 평소 허태정 시장이 시민과 소통하는 행정을 한다는 구호가 헛구호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서 허탈하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기념관 건립 추진과 더불어 마땅히 기념탑 이전도 검토되어야 하고 기념관과 기념탑 모두 역사의 현장에 있어야 현장을 방문한 시민들이나 타지 분들이 당시 상황을 이해할 거 아닌가 하는 의견을 언론을 통해서라도 내면서 허태정 시장의 양방향 소통행정을 펼쳐주시길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전시 관계자는 중구지역과 동떨어진 의견을 제시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기념탑 이전은 어려울 거 같다"고 잘라 말한 뒤 "3·8민주의거를 중구 한 곳에서만 계승하는 게 아니라 대전시 곳곳에서 기념할 수 있게 설치해서 계승 발전하는 공간을 대전시 전체로 삼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전은 공간 문제 때문에도 어렵고 기념사업 확산을 위해서도 기존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대전시는 22년도에 3·8민주의거와 관련한 역사길 조성을 추진 중이며 역사길에는 기념탑이 설치된 둔지미공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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